
커튼 사이로 아침 햇살이 들어오던 아침이었어요. 그녀는 출근 가방을 끌어안으면서도 아이의 도시락을 챙기고 있었죠. 그 손길 사이사이로 회의 자료와 간식이 뒤섞였어요. 보자마자 문득 생각했어요. 이런 순간이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이구나 하고요. 맞벌이 부부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법한 그 고민의 시작, 그 안에서도 우리는 서로의 손길을 찾아가는 법을 배웠어요.
일과 육아의 병진, 그 두가지 길을 걷는 법

아이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일, 다들 하시죠? 그런데 그녀는 그렇게 한 쪽 눈으로는 회의 사항을 보고, 다른 한 쪽으로는 아이의 숙제를 확인하더군요.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우리는 도시락과 계약서, 양육지원서와 회의록을 한손에 가뿐이 다듬어요.
아이들도 ‘엄마의 마법 춤’이라 부른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녀의 끈기였지요. 우리가 함께한 그 시간은 엄마의 두 손을 따라 자연스러운 분담으로 나아졌어요.
아이들의 손으로 배우는 사랑의 언어
어느 날 저녁, 아이가 쫑긋쫑긋 종이를 접고 있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가 회사에서 일할 때처럼, 아빠가 집에서 일할 때처럼’. 이 발음에 깜짝 놀랐답니다. 생각해보니 아이들도 우리를 보고, 우리의 손길을 따라하고 있었어요.
그 작은 손길 속에, 워킹맘이라는 그 드넓은 길을 달리는 그녀가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정말이지, 그 순간 가슴이 뭉클했답니다.
가계부의 구석, 우리의 마음이 담긴 곳

가계부를 적는 날이면, 그녀는 우리가 함께 써내려간 이야기를 숫자 옆에 기록해요. ‘여행비, 가족이 함께’라든가 ‘아이 첫 수학 수업기념’이라는 작은 글씨들. 그렇게 우리는 숫자가 아닌, 서로의 손길로 쓴 추억을 적는 법을 배웠습니다.
서로를 잡아주는 짧지만 강한 손길
우리 엄마가 지하철을 탈 때, 저는 아이 손을 잡고 어린이집에 함께 갔어요. 엄마가 집에서 회의 중이라면, 아빠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 시간을 지켜줬죠.
이렇게 손을 잡아주는 순간이 겹쳐질 때, 우리는 그 작은 생각들이 가족의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저 복잡한 새로운 일상이 아니라, 함께하는 기술이었어요.
훗날, 우리가 함께 놓은 발자국

아이들이 자라서 우리 이야기를 들을 때, 그들의 눈빛에서 우리가 함께 놓은 발자국이 보일 거예요. 그 길, 결국은 서로를 위한 사랑의 언어였음을요.
일이 많았던 그 순간도, 우리의 손이 서로 엮일 때, 가장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