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와 함께 학교 가는 아침, 작은 손을 꼭 잡고 걸을 때면 종종 생각합니다. 이 길 끝에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급변하는 시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미래 교육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요즘 신문을 넘기다 보면, 지구 반대편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면 우리 동네 공원 벤치에서도 그 이야기가 스멀스멀 흘러들어오더군요. 대학 강의실에서 무슨 공부를 해야 할지, 어느 나라로 발길을 돌려야 할지 고민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마치 바람에 실려 온 것처럼요. 오늘은 아빠의 가슴으로 느끼는 이 작은 지진에 대해 함께 나누어 보려 합니다.
우리가 믿었던 ‘안전한 지도’, 지금도 유효할까요?

옛날엔 참 단순했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면 인생 편안해진다’는 공식. 동네 슈퍼에서 만나는 어르신들도, 학원가 광고판도 모두 같은 목소리였어요.
그런데 요즘 세상은 마치 스마트폰 화면처럼 자꾸만 확대 축소되더라고요. 우리가 알고 있던 길들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예상치 못한 길목에 새로운 표지판이 생기곤 하죠.
지난주 공원에서 만난 중학생 조카가 물었습니다. ‘삼촌, 미국에서 컴퓨터 공부하면 정말 미래가 보장되나요?’ 그 순간 제 마음속에 스친 생각은 ‘이 아이의 물음표가 바로 세상이 준 경고등이구나’였어요. 아이들이 이제는 단순한 성공 공식보다 유연한 생각의 지도를 필요로 한다는 걸요.
변화의 바람 속, 아이들을 위한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이유

벚꽃이 흩날리던 어느 봄날, 딸아이가 집 앞 놀이터에서 했던 실험이 떠오릅니다. 종이배를 만들어 물웅덩이에 띄웠다가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배가 전혀 다른 쪽으로 흘러가자, 순간 당황하더니 금방 새로운 배를 만들더군요. ‘아빠, 배는 가다가 길을 바꿀 수도 있는 거야!’라고 말하던 순간이요.
세계 곳곳의 교육 현장에서도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죠. 특정 국가에 모든 것을 건 학업 계획보다는 유연한 기술 습득이, 한 가지 분야의 전문성보다는 여러 영역을 연결하는 유연한 사고의 창의성이 더 빛을 발하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공원 모래밭에서 아이들이 성을 쌓다가 무너트리고 다시 짓듯이 말이죠.
디지털 시대,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 방법은?

지난주말, 딸아이가 태블릿으로 뭔가 열심히 그리고 있더니 갑자기 제게 달려왔어요. ‘아빠! 인공지능 선생님이 내가 그린 공룡에게 날개를 달아줬어!’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기술은 결국 도구일 뿐이라는 걸요. 핵심은 그 도구를 어떻게 아이들의 꿈과 연결시켜줄 수 있느냐겠죠.
길 건너 김 씨 댁 아들은 이제 데이터 분석을 배우며 가족 여행 경로를 직접 설계한답니다. 동네 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인공지능 코딩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경주를 하고 있구요.
이 모든 게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더라고요. 마치 레고 블록처럼 새로운 가능성을 조합해 나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상상력, 국경 없는 ‘글로벌 인재’로 키우려면?

얼마 전 딸아이와 함께 별자리를 보던 밤이 있었어요. 작은 손가락으로 별을 가리키며 ‘저기 우리 은하 끝에는 어떤 나라가 있을까?’라고 묻더군요.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 우주는 이미 지구온갖 국경을 넘나들고 있었다는 걸요.
이제는 특정 국가 유학이 최고의 선택지가 아니라, 아이들 각자가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시대입니다. 말레이시아의 혁신학교에서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놀이터까지, 전 세계가 하나의 캠퍼스가 되어가고 있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이 넓은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차근차근 준비시켜 주는 것이 아닐까요?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들, 어떤 ‘성장 지도’를 그려줄까요?

자정이 넘은 시간, 아이를 재운 후 창문에 기대면 보이는 도시의 불빛들이 마치 미래의 등대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각자 다른 길을 비추지만 함께 더 밝은 세상을 만드는 그 빛들처럼 말이죠.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건 정해진 길을 걷는 법이 아니라 길을 만드는 용기입니다. 언어 공부보다 중요한 소통 능력, 기술 습득보다 필수적인 유연한 사고력. 마치 공원에서 길을 잃었을 때 나무의 성장 방향을 읽고 하늘의 별을 보는 법을 가르치듯이 말이에요.
아이들의 ‘미래 가방’에 꼭 담아줘야 할 소중한 가치는?

어제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가방에서 작은 보물 상자를 꺼냈어요. 돌멩이와 나뭇잎, 마트에서 주는 스티커들이 가득 담긴 상자였죠. ‘아빠, 이거 내 미래 보물이야!’라고 말할 때 제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이 순진한 컬렉션들이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진정한 가치라는 걸 깨달았어요.
디지털 시민으로서의 책임감,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눈, 문화적 차이를 존중할 줄 아는 마음. 이 모든 것이 아이들의 가방 속에 쌓여갈 때, 우리는 비로소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치 여행 전 날, 가방에 우산과 간식을 차곡차곡 준비해 주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출처: 이코노믹 타임스(2025.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