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들의 눈빛이 기다리는 시간
회사에서 퇴근하는 길, 차량 러쉬아워 속에 지친 몸을 이끌고 초등학교 앞에 섰을 때요. 그 아이가 우리 학교 운동장을 뛰어다니면서 놀고 있더라구요. 머리에 묻은 흙과 눈에 띄는 상처 하나를 보고 뭐라고 말할까 고민하던 그 순간, 아이가 저를 향해 달려오더니 “아빠! 오늘 엄마랑 같이 밥할 때 되게 웃긴 일 있었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사실 저녁 시간의 소중한 15분을 놓치고 있었던 거죠.
1. 혼돈 속에서 찾은 황금 15분
워킹맘의 하루는 항상 전쟁과 같습니다. 아침 출근전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퇴근 후에는 어린이집에 잠시 들러 아이를 데리고 오는게 일상입니다. 하지만 저녁 7시부터 시작되는 15분은 우리 아이들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었어요. 같이 밥을 준비하거나, 냉장고를 열며 과일을 나눠 먹는 그 작은 순간, 아이는 말을 합니다. “오늘 키우던 친구 줄기에서 줄, 예쁜 나비가 나타났어요!” 같은 순간들이요. 기술이 세상을 바꿔도 아이의 마음을 읽는 시간은 따로 있습니다. 우리가 그 귓구멍에 들어가야 할 때는 따로 있는 법이에요.
2. 저녁 루틴의 작은 기적들
아이와 함께 샌드위치를 만들 때, 그녀의 손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마음에 제가 다른 일을 다 잊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빠, 빵에 아보카도 많이 바르지마!”라고 말하며 손을 쥐는 내가 그녀의 전부이었던 시간이죠. 그때 우리는 평범한 샌드위치도 만들기 위해, 10분간 같은 시간을 보냄으로써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15분은 그들의 마법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포털이고, 15분의 사람은, 우리는 그 포털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3. 아이가 말을 걸게 만드는 7가지 질문
저녁 시간을 더욱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 가장 좋았던 순간은 무엇이었니?”, “혹시 누구 덕분에 오늘 기분 좋았던 적이 있었니?”, “오늘 날 가장 재미있게 만든 게 뭐였니?” 등등, 아이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질문들이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의 답변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들을 줄 아는 것입니다.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더 나는 무슨 말이 있었니?”라고 질문을 이어가는 것이 진짜입니다.
4. 생각보다 가까운 우리집의 감동 터널
우리집의 가장 환한 감동은 식탁보다는, 화장실 앞에 놓은 작은 그림책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그 그림책 앞에 있는 스탁프를 가지고, 책을 읽으면서도 틀림없이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그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 시간을 10분, 어쩌면 15분으로도 만들어줄 수 있었습니다. 그 작은 시간이 그녀의 마음을 감싸는 안도감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아이의 평생을 함께할 수는 없지만, 그 시간들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제일 기쁜 방법을 마련해주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사람이죠.
5. 우리의 마지막, 그러나 가장 좋은 시간
마지막으로 남자는 아침, 저녁 시간에 아이를 바라보는 모습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아빠, 오늘 하루동안 나는, 너무 중요한 일을 했어요. 엄마랑 같이 밥을 먹었어요. 아빠도 같이 먹었지. 아빠가 좋아하는 딸기케이크도 만들었어요. 그리고 나는, 우리가 좋아요. 우리라면, 뭐든지, 이겨낼 수 있어요.”
우리가 함께하는 저녁 루틴은, 그들에게 우리의 사랑이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 순간, 그들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작은 기적들이 우리가 아이의 마음에, 인생을 더욱 빛나게 만들 수 있다는, 작은, 그러나 큰, 희망을 말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