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8월의 오후, 놀이터에서 아이가 웃으며 달려오는 모습을 보면 세상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통통 튀고, 갑자기 멈춰 서서 개미를 구경하고, 또다시 깔깔거리며 달려가는 그 모습! 정말 사랑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바로 그 예측 불가능함이 아이들의 가장 큰 매력이자, 생명력의 증거 아닐까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저렇게 자유로운 아이 곁에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이 있다면, 과연 안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 깊은 고민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가는 연구를 발견했답니다. 바로 하이민 후(Haimin Hu) 박사의 ‘인간 중심 자율성’에 대한 연구예요.
‘충분히 안전하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하이민 후 박사의 연구는 제 머리를 ‘쿵’ 하고 울리는 질문을 던졌어요. “인간이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는데, 대체 얼마나 안전해야 ‘충분히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자율주행차가 넘어진 자전거를 99.9%의 확률로 피할 수 있다면 충분할까요? 이건 단순히 기술의 정확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바로 ‘신뢰’에 대한 이야기죠.
우리가 아이를 놀이터에 데려갈 때 모든 위험을 없앨 수는 없죠. 아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가르치고, 위험 시 의지할 어른이 되어주는 것처럼, 하이민 후 박사의 연구는 로봇이 인간의 불확실성을 배우며 신뢰를 쌓는 방식을 탐구해요. 단순히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것을 넘어, 인간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눈치와 배려를 익히는 거죠. 조금 더 속도는 늦출지라도 인간 안전을 최우선하는 그의 사고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비전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건 저뿐만이 아닐 거예요.
기계가 아닌 파트너, 함께 성장할 수 있을까?
더 놀라운 건, 하이민 후 박사가 말하는 로봇과 인간의 관계가 일방적인 ‘돌봄’이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그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진화(co-evolution)와 공적응(co-adaptation)’을 이야기합니다. 즉, 로봇이 인간 팀원에게 배우는 동시에, 인간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기존 능력을 다듬도록 돕는 관계를 말하는 거죠.
한번 상상해 보세요. 아이가 레고로 복잡한 성을 만들고 있어요. 옆에 있는 로봇 친구가 단순히 설명서를 읽어주는 게 아니라, 아이의 창의적인 시도를 읽고 “이런 부품을 여기에 더하면 더 튼튼한 다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거예요. 아이는 새로운 영감을 얻고, 로봇은 아이의 독특한 문제 해결 방식을 배우게 되죠. 이건 그냥 ‘도구’가 아니에요. 함께 배우고, 서로를 성장시키는 진정한 ‘파트너’죠. LEGO 예시에서 로봇이 창의적 제안을 할 때, 배움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부분은 기술이 파트너로 진화하는 가능성을 잘 보여주네요. 이렇게 생각하니, 아이의 탐험이 안전하면서도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기술에 인간의 가치를 심을 수 있을까?
하이민 후 박사의 연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인간의 가치와 조화를 이루고 인간의 인지적 한계에 맞춰진 자율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기술이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돕고 풍요롭게 만드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죠. 이것이야말로 우리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정확히 일치해요.
우리는 아이에게 지식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공감과 배려, 정직과 같은 가치를 가르치잖아요. 왜냐하면 그런 가치들이야말로 아이가 세상과 따뜻한 관계를 맺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죠. 하이민 후 박사와 같은 연구자들이 기술의 심장부에 바로 그 인간적인 가치를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큰 위안과 희망을 줍니다. 그의 연구는 단순히 똑똑한 기계를 만드는 것을 넘어, 신뢰할 수 있고, 검증 가능하며, 궁극적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존재를 만드는 여정인 셈이에요.
미래를 위해 진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런 연구들을 접하다 보면, 부모로서 우리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아이에게 코딩 교육을 서두르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죠. 바로 우리 아이들이 가진 ‘인간다움’을 지켜주고 키워주는 일입니다.
어떤 뛰어난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는 능력, 복잡한 문제 앞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상상해내는 창의력,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를 믿고 협력하는 신뢰의 가치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을 거예요. 오히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런 인간 고유의 역량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겁니다. 하이민 후 박사의 연구가 꿈꾸는 미래는, 인간과 기술이 서로의 장점을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이니까요.
그러니 우리 아이들과 더 많이 대화하고, 마음껏 상상하고 뛰어놀게 해주세요.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함께 질문을 던지고,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과정을 격려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다가올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자, 가장 확실한 준비가 아닐까요? 우리는 미래를 두려워하는 부모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으로 미래를 만들어갈 아이들을 키우는 사람들이니까요.
Source: Interview with Haimin Hu: Game-theoretic integration of safety, interaction and learning for human-centered autonomy, Robohub, 2025-08-21 07:5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