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추억을 담는 연습, AI가 도와줄 순 없지만 밀어주는 힘은 될 수 있어요

아이가 딸기잼을 온몸에 바르며 웃고 있는 장면

그런 날이 있죠. 아이가 딸기잼 온몸에 바른 채, 쿡쿡 웃으면 그때 허겁지겁 휴대폰을 꺼내들죠. AI가 그 순간을 ‘추억’으로 뽑아주고 필터까지 씌워주겠지만, 정작 그녀의 작은 손가락이 화면에 묻힌 흔적은 그 어디에도 없을 거예요. 그때 느끼는, 미묘한 찌릿한 아쉬움. 그게 우리의 진짜입니다.

AI가 골라준 ‘완벽’한 순간, 그 속에서 우리의 향기가 빠져나가요

아이의 학교 운동회에서 공을 던지는 순간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갔던 그날, 아내가 그렇게 찰칵찰칵 공을 들였던 사진들을 한 장씩 훑어보곤, AI가 그중에서 제일 ‘좋은’ 하나를 뽑아줬어요. 그런데요. 그 안에선 아이의 발바닥이 바닥에 닿은 흔적도, 친구가 던진 공을 놓쳐서 터진 아우성이 없어요. 그냥, 착한 얼굴이 담긴 단정한 한 장인 거죠. 그런 게 우리가 기억해야 할 순간이 될까요? 솔직히, 저는 믿기 어렵더라구요. 부모라면, 감히 믿기 어려운 일이에요.

그냥, 등산화 끈이 풀린 그 순간을 그대로 기억할 수 있게 해요

아이가 산에서 등산화 끈을 풀고 앉아있는 장면

아이와 함께 산 오를 때, 그냥, 등산화 끈이 풀려서 그 자리에서 앉아버린 그 순간 어때요?

AI가 ‘이런 건 사진으로 안 남겨야죠’ 하며, 뽑아서 지워주려고 할 텐데요. 그런데 가끔은 그런 사진들이야말로, 우리 아이의 기억을 담아내는 일이 아닐까요?

그때 내가 무슨 말을 건넸고, 아이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해보세요. 그게 바로 사라지지 않을 우리가 만든 기록입니다. 인간이니까요.

AI가, 우리의 시간을 조금 돌려줄 뿐, 마음이 읽어온 순간을 대신하지는 못해요

침대에 아이의 작은 손가락 자국이 남은 모습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만이 알아요. 그때의 침대에 묻은, 아이의 작은 손가락 자국이 사라질 때, 얼마나 아쉬운지. 그런데, AI로 그리워지는 그 순간을 그저 그리운 그림으로 덮으면, 그 순간의 진짜는 없어지고요. 대신 사진정리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도구는 될 수 있죠. 우리는 그저 선택한 시간에, 우리와 함께, 그 순간만을 살면 됐어요. 결국에 기억은, 우리가 선택한, 그 순간의 순수한 일상이기 때문이니까요.

협업으로 완성하는 우리의 시간, 인공은 기계, 경험은 우리

가족이 함께 사진 앨범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모습

아이와 함께, 최근에 찍은 사진을 한장씩 스크롤해봐요. 그때 AI가 ‘앨범’을 만들어서, 우리에게 제안을 해줄 순 있어요. 하지만, 그 안에 가족의 웃음소리가 담긴 ‘사진 얘기’를 해주는 것은 우리의 몫이에요. 그때, 우리는 이렇게, 대화의 나눔이 시작되고요.

어떤 기계도, 우리가 그렇게 꺼내어 놓은 ‘이야기’의 향기를 따뜻하게 해석할 수 없을 겁니다.

그 순간, 우리는, 부모라는 역할을 온전히 해내는 거죠.

결국엔, 우리는 큰 그림을 그리며, 그 안에, 아이의 작은 손을 넣어요

요즘 세상, 힘든 부모로 살게 해주는 기계에, 도박을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을 걸고, 그래도, 그 아이를 지켜보는, 따뜻한 눈빛을 앱에 저장할 수는 없어요. 기계는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줄 뿐, 결국에 우리는 그 시간에 우리 마음이 읽어온 순간들을, 그 어떤 기술보다도 따스히 담아내야 해요. 그게 인간이니까요. 우리와 함께 아이의 작은 손가락 자국이 사진 속에 남아있는 그 순간을 그렇듯 간직하세요. 손끝에서 묻은 그 향기로, 아빠가, 엄마가, 그리고 그 아이가 사는, 그 순간의 이야기들로.

Source: I Just Posted to Instagram Using Only an AI Agent. I’m Not Sure I Would Again, CNET, 20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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