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딸아이와 함께 등교하면서, 아침 햇살이 얼굴에 비치는 그 순간만큼은 딱히 생각 없이 묵묵히 걷는다. 그런 몇 분의 시간이 온통 바쁜 엄마 아빠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것 같아.
디지털 시대 속에서 우리의 시선은 끊임없이 다음 콘텐츠로, 다음 알림으로, 다음 할 일으로 분산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지치고, 가슴은 무겁게 가라앉는다. 특히 코로나 이후 삶의 속도는 더욱 빨라져 날마다 ‘하루가 멈추지 않고 흐릅니다’라는 표현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사실 사색이란 따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풍요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입니다.
한국의 전통적 지혜인 ‘묵묵수행’도 좋지만, 캐나다에서 배운 새로운 방식의 명상도 우리 가족에 맞게 적용해 보았어.
바쁜 일상 속 마음의 평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우리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서면서 부부 모두 ‘일과 가정의 균형’이라는 말을 새삼스레 되새기게 되었지. 그와 더불어 ‘나를 위한 시간’이라는 개념도 다시 조명하게 되었다. 특히 날이 저물어 곧장 집으로 향하던 나는 이제 차 안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과 오늘의 회상 사이를 오가며 묵묵히 생각에 잠긴다. 그 15분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상 속 사색의 순간들
사색을 위한 시간을 별도로 내기 어렵다면, 이미 있는 루틴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보자.
1. 아침 등교길의 명상
디지털 기기 없이 딸아이와 함께 걸어가는 10분, 이 시간은 내게 최고의 명상 세션이다. 아이가 말을 걸면 함께 대화하고, 조용할 때는 아이 뒷모습을 보며 오늘의 하루를 준비한다. 이 순간은 나를 잠시 ‘나’로 돌아가게 해준다. 캐나다다운 생활 패턴이라고? 사는 건 삶의 태도일 뿐이야!
2. 준비하는 식사의 시간
아이들의 식사를 준비하며 주방에서 조용히 음악을 듣는 시간도 사색의 좋은 순간이 된다. 특히 캐나다에서 반 배운 북미식 피자를 만들거나 한국식 김치찌개를 끓일 때, 향긋한 냄새와 함께 옛 추억들이 스쳐 지나간다. ‘완전 복잡한 레시피’일수록 더욱 집중하게 될 때가 많지. 이럴 때 나는 잠시 요리라는 행위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색에 빠진다.
3> 잠들기 전의 글쓰기
매일 밤 아이가 잠든 후, 단 5분이라도 내일 계획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것은 단순한 할 일 목록이 아니라, 오늘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내일의 나를 위한 마음의 씨앗을 심는 시간이다. ‘오늘 어떤 시가 새겨졌을까?’, ‘내일은 딸아이와 무엇을 함께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사색이 주는 변화
처음에는 사색이라는 것이 너무 무겁고 어려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작은 용기를 내어 5분만이라도 저 멀리 있는 내 시야를 돌려보면 놀라운 변화가 찾아온다.
사소한 일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고, 감정의 기복이 줄어들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선명해진다. 마치 딸아이가 배우는 새로운 레고 조립처럼 인생의 조각 하나하나가 의미 있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거지!
여러분도 아침 커피 한 잔 하듯, 혹은 아이에게 동화책 읽어주는 것처럼 일상 속 사색의 작은 습관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처음에는 애써 주의를 집중하려 노력해야 하겠지만, 어느새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 있을 거예요.
가족과 함께하는 깊은 대화
요즘 딸아이는 학교에서 배운 것, 친구와의 이야기,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다고 하지. 이럴 때 우리 부부는 매주 토요일 저녁 식사 후 ‘심방(心房)’ 시간을 가져요. 딸아이를 중심으로 우리 가족의 하루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는 시간이지. 이것 곧 사색을 통한 관계의 회복과 깊어짐을 가져온다고.
한국 다문화가정의 자녀로서 딸아이는 겉으로는 서양식 교육을 받지만 가정에서는 한국가례처럼 예절을 배우고 있어요. 이런 복합적인 문화적 배경에서 그녀가 자라는 모습이 정말 특별하답니다. 때로는 캐나다식 개인주의와 한국식 집단주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도 보지만, 이 또한 성장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사색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딱 하나의 습관만이라도 변경해보세요. 집에 들어서는 문턱을 넘는 순간, ‘나’로 돌아가기 위해 스마트폰을 잠시 잠그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릅니다.
마음을 치유하는 사색의 힘
오늘 하루 지친 마음, 이제는 녹여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색은 어려운 철학의 학습이 아니라, 자신으로 향하는 짧고 따뜻한 안부입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우리가 잃어버리기 쉬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과의 대화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사색은 내일의 더 밝은 여정이 될 것입니다.
작은 질문이 큰 변화를 만들었던 그분의 말씀처럼, 오늘 당신 자신에게 작은 질문을 던져보세요. ‘오늘 나에게 영감을 준 순간은 어땠을까?’, ‘내일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질문에 진심으로 대답해보세요.
가장 멋진 여정은 오지 않은 미지의 길이 아니라, 지금 걸어가고 있는 발자국 안에 있습니다.
Source: With tech shifting quickly, should the UNC System require a course on AI?, NC Spin, 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