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원까지 가서 공부하면 어쩌다 이제와서야…” 그날 신문의 헤드라인을 보고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는데, 커피잔 너머로 답답한 너의 표정이 아직도 선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잠든 밤, 우리 베개에 마주앉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었죠. 우리 아이가 최근에 “과학책이랑 로봇 만들기, 뭐가 더 재미있어요?”라고 물었던 질문이 생각났어요.
“성공의 기준”이란 모래밭 위에서

통계를 보니. 대학원 졸업장의 가치가 지난 10년간 크게 달라졌어요. 이런 통계를 보면 마음이 무거워지는데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순간, 마치 냉장고에 물을 채우던 어젯밤이 생각났어요. 우리는 아이들이 다닐 학교를 선택할 때마다, 마치 바다거북의 알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한 해변을 찾듯, 꼭 다니면 안전한 길을 찾아주었죠.
하지만 보고서는 말이에요. 그 해변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요. 기억나요? 어제 우리가 아이가 감기 낫도록 교대로 밤을 지켰던 그 순간. 그 시간 우리는 그렇게 그들의 길을 보호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는 힘을 키우기 위해 그들이 걸어갈 길을 미리 그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길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해졌죠.
“길을, 그들이, 만들고, 우리는, 길을, 열어, 주는, 것”

부모로서 우리의 역할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걷도록 보호하는 것에서, 그들이 자신만의 길을 만들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것으로 변해야 할 때예요. 아이들은 이미 자신만의 독특한 재능과 관심사를 가지고 있어요. AI가 어떤 길을 만들어줄지 모르지만, 중요한 건 아이가 그 길을 자신 있게 걸을 수 있게 하는 거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재능이 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학력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진정한 역량을 키워주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탐색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격려해주는 것. 그게 바로 미래형 인재를 육성하는 첫걸음이에요.
AI 시대, 우리 아이를 어떻게 준비시켜야 할까요?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부모들이 불안해해요. 하지만 중요한 건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아이들이 AI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거예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는 힘을 키우기 위해 ‘읽걷쓰’ 교육이 중요해진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책을 읽고, 자연을 걸으며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이 간단한 습관들이 아이들의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워줘요. 이게 바로 AI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역량이죠.
아이의 불안을 알아차리는 법

아이들은 때로 자신도 모르는 불안을 안고 살아가요. 그 불안을 알아차리고 함께 극복해나가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에요.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연습이 필요해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기”는 결국 아이가 자신의 가치를 학력이 아닌 내면의 힘에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예요
그렇게 자란 아이는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갈 수 있어요.
함께 걸어가는 부모의 길

부모의 양육은 기술이 아닌 태도라는 말이 있어요. 맞는 말이에요. 우리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은 완벽한 교육 환경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길을 걸어갈 용기와 자신감이죠.
아이들이 우리에게 묻는 “나는 대학원까지 가야 해요?”라는 질문에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대답은 아마도 “네가 원하는 길을 걷도록 엄마아빠가 항상 함께 있을게“가 아닐까요?
그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우리는 모르지만, 함께 걸어가는 그 과정 자체가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될 거예요.
Source: Do postgraduates still earn more?, The Star, 2025-09-27
